꽃이야기
Tag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용혜원
그대를 만나던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랜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들은
웃는 얼굴로 잘 ..
잡초
미안해
농부로 너를 만나 정말 미안해
내가 초원의 주인이지만
농부가 되면
잡초로만 보이는 게 너무 미안해
네가 꽃을 피울 때까지
시인이 되어 기다려 줄게
근사하게 꽃 한 번 피지 못하고
밟히고 뽑혔던 생존의 일상
꽃도 피우지..
눈을 감고 있으면 / 오광수
오늘 새벽엔
채소밭에 모인
이슬도 벌써 추운지
몸들을 서로 안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까지 울어대던
벌레소리가 아니네요.
이렇게 눈을 감고 있으면
한참을 있으면
님의 모습이 희미하나마 보입니다.
..
당신에게 보내는 아침 편지
찻잔에 영롱한 이슬을 만들고
새벽별 두 눈에 가득 채우면
따뜻한 당신의 미소는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하루를 걷는 아침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늘 부족하고 채워질 수 없는 가슴에
당신 심장에 내가 있고
내 심..
우리 늙어 가지 말고
우리
늙어 가지 말고
고운 빛깔로 물들어가요.
아픔의 흔적은
빨간 빛으로
슬픔의 흔적은
노랑 빛으로
고통의 흔적은
주황 빛으로
상처의 흔적은
갈색 빛으로
힘듦의 흔적은
보라 빛으로
예쁜..
따뜻한 손처럼
그리운 사람아
눈 감아도 눈 떠도 생각나는
아름다운 친구야
혹시 만날까 나선 거리
갈 곳 다 가보아도 못 만나던 날
울고 있는 내 마음
무어라 말할까.
친구야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났던 우리
온 세상이 우리들 ..
행복을 부르는 법
우리는 언제든 원할 때면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온다면
그 아름다움에 감사하라
우리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태양과 떠다니는 구름과,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
그리고 온갖..
지치면 쉬고
지치면 쉬고,
많으면 덜어내고,
조급해지면 천천히 심호흡하고,
화가나면 양보하고,
막히면 새롭게 시도해보고,
외로우면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고,
슬퍼지면 사랑을 먼저 표현하고,
두려우면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라고..
누구나 살면서 / 김설하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지독한 사랑을 하고
한 번쯤 이별을 하고
한 번쯤은 죽음을 생각하고
그리고 한 번쯤은 그리움과 이별한다
감정이 증폭될 때마다 누르고 눌러
어찌할 줄 모르고 까매지는 눈망울
저물녘이..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사랑함과 동시에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를 안으면
숲이 되고
숲이 숲을 안으면
큰 산이 되듯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강이 흘러 바다로 가듯
내가 너라는 곳..
그대 기다리는 일이 행복했습니다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고즈넉한 하늘을 바라보며
그대의 목소리를 기다렸습니다
간간이 흩날리는 빗 줄기 사이로
긴 한숨 같은 보고픔 일렁이며
내게 다가오는 그리운 마음에
창문 밖 지나가..
원시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
별이 나에게
작은 섬
하나 있기에
파도는 흰 물결을 만들고
작은 꽃
하나 있기에
나비는 아픈 날개를 쉬고
네가
거기 있기에
나 오래오래 반짝이리.
..
평행선 / 김남조
우리는 서로 만나 본적도 없지만
헤어져 본적도 없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태어났기에
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워 지면 가까워 질까 두려워하고
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하고
나는 그를 부르며 ..
삶에 완벽은 없더라
삶에 완벽은 없더라
털어보면 걱정없는 사람 없더라.
물어보면 사연없는 사람없더라.
들어보면 힘들지 않은사람 없더라.
가까이 다가가보면 근심없는 사람없더라.
쥐어짜보면 울고싶지 않은사람 ..
사람이 산다는 것이 / 오광수
사람이 산다는 것이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아서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은
집채 같은 파도가 앞을 막기도 하여
금방이라도 배를 삼킬듯하지만
그래도 이 고비만 넘기면 되겠지 하는
작은 소망이 있어 삽니다…
노을이 눈부실 때면
[노을이 눈부실 때면]
노을이 눈부실 때면
수많은 구름이 함께 하고
대지가 꽃을 피울 때면
수많은 벌레들이 모여 들지
무지개가 뜨는 하늘엔
장대비의 뒷모습이 보이고
들판이 열매를 맺을 때면
겨울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해
우리가 성취를 통..
음악
세상에서 아름다운 음악은
망가진 것들에게서 나오네
몸 속에 구멍 뚫린 피리나
철사줄로 꽁꽁 묶인 첼로나, 하프나
속에 바람만 잔뜩 든 북이나
비비 꼬인 호론이나
잎새도, 뿌리도 잘린 채
분칠, 먹칠한 토막뼈투성이 피아노
실은 모두..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그토록 많이 연습했다고 생각했는데
사랑 앞에만 서면 항상 서툴러지는 것 같아.
내 말에 그 사람이 답했다.
괜찮아.
나도 당신이 처음이듯
당신도 내가 처음이잖아.
사랑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