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Tag당신은 아시나요
내가 젊을 때는
내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었으면 바랐지요.
하지만 철이 들어보니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더군요.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산책하고
함께 수다 떨고
..
당신, 참 귀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내가 세상을
축복하면 할수록
포용하면 할수록
그 축복은 내게 돌아옵니다
내가 타인을 품어주고 사랑해줄수록
나 스스로가 치유되고 충만해집니다
처음부터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태어난 사람이
몇 명..
꽃을 보려면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
그걸로 됐다
계절마다 수많은 꽃이
소리 없이 피었다가 아무도
모르게 진다. 꽃이 피면
사람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가지만
시들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누군가의 삶에 배경이라도 되었잖은가.
우리도 그 ..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 오순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함지박 가득 퍼올리는 샘물을 드리오니
그대,
이 물 마시거들랑 내내 상쾌한 하루가 되시옵기를.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왠지 모를 용기가 솟아
낯선 이..
갈대처럼
갈대 처럼 살자.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려 늘 버석거리는 가슴
상처 아물 날 없어도
서로의 삶에 서슴없이 다가가 몸 비빌 줄 아는
갈대 처럼 살자.
바람은 귓속말 같은 것
쉬이 주고받는 말
때로 엄청난 회오리 몰고 와
서로의 ..
지금은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시절 / 용혜원
날마다 그대만을 생각하며 산다면
거짓이라 말하겠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불쑥불쑥
생각 속으로 파고 들어
미치도록 그립게 만드는 걸
내가 어찌하겠습니까
봄꽃들꽃처럼 한순간일..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마음꽃 / 양광모
꽃다운 얼굴은
한 철에 불과하나
꽃다운 마음은
일생을 지지 않네
장미꽃 백 송이는
일주일이면 시들지만
마음꽃 한 송이는
백 년의 향기를 내뿜네
사랑은 / 조병화
사랑은 아름다운 구름이며
보이지 않는 바람
인간이 사는 곳에서 돈다
사랑은 소리나지 않는 목숨이며
보이지 않는 오열
떨어져 있는 곳에서 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는 목숨
사랑은 닿지..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 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
가을 / 양광모
이제 그만 하면 됐단다
너는 용서의 계절
산은 단풍을
용서하고
나무는 낙엽을
용서하고
낙엽은 바람을
용서하네
나는 떠나가는 너를
용서하리
나는 떠나보내야 하는 나를
용서하리
가을이 오면
나는 내 ..
한계라고 생각하나요
한계는 뛰어 넘기 위해 존재한다.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결정하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고정관념과 선입관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히려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개중에는 정말 ..
혼자서 피는 사람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
그러면서 사는 거지
바람이 불 때면
가끔
흔들릴 때도 있는 거지…
비가 올 때면
가끔
젖는 날도 있는 거고…
삶이라는 게
어디 좋은 날만 있겠는가…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는 것이고…
나..
그래 지금이야
그래 지금이야
하늘 한번 쳐다봐
크게 숨쉬어 기쁜 호흡 토해내
앞안 보았잖아
달리기만 했잖아
끝도 없고 숨만 차면
멈춰서 하늘을 봐
멈추면 불안하겠지만
잠깐 쉬고 달리면 돼
돌아볼 여유 없다고
투덜대지 말고..
가을 욕심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 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같은 건 받을 상상을 못하는 친구로부터
..
한재에 올라 / 홍계숙
구름 한 덩이 피어오른다
그 아래 가을이 봉우리 솟고
그 곁으로 구불구불 능선이 흐른다
갓 피어난 것은 아무런 걱정 없어
봉우리 아래로 울긋불긋 내려앉는 기쁨들
하늘로 내미는 고운 악수들
푸르름은 기꺼운 배경..
팔자 / 반칠환
나비는
날개가 젤루 무겁고
공룡은
다리가 젤루 무겁고
시인은
펜이 젤루 무겁고
건달은
빈 등이 젤루 무겁다
경이롭잖은가
저마다 가장 무거운 걸
젤루 잘 휘두르니
내 나이 가을에서야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