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저 푸른 들판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잘난 장미도 백합도 아니다
이름도 없는
있어도 불려지지도 않는
잡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각기 자리 잡아
제 역할에 충실한 들풀
그..
그걸로 됐다
계절마다 수많은 꽃이
소리 없이 피었다가 아무도
모르게 진다. 꽃이 피면
사람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가지만
시들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누군가의 삶에 배경이라도 되었잖은가.
우리도 그 ..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 오순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함지박 가득 퍼올리는 샘물을 드리오니
그대,
이 물 마시거들랑 내내 상쾌한 하루가 되시옵기를.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왠지 모를 용기가 솟아
낯선 이..
갈대처럼
갈대 처럼 살자.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려 늘 버석거리는 가슴
상처 아물 날 없어도
서로의 삶에 서슴없이 다가가 몸 비빌 줄 아는
갈대 처럼 살자.
바람은 귓속말 같은 것
쉬이 주고받는 말
때로 엄청난 회오리 몰고 와
서로의 ..
지금은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시절 / 용혜원
날마다 그대만을 생각하며 산다면
거짓이라 말하겠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불쑥불쑥
생각 속으로 파고 들어
미치도록 그립게 만드는 걸
내가 어찌하겠습니까
봄꽃들꽃처럼 한순간일..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마음꽃 / 양광모
꽃다운 얼굴은
한 철에 불과하나
꽃다운 마음은
일생을 지지 않네
장미꽃 백 송이는
일주일이면 시들지만
마음꽃 한 송이는
백 년의 향기를 내뿜네
“만인의 연인은 누구의 연인도 아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인의 연인은 누구의 연인도 아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다 마음 써줄 수는 없으니까 한두 사람에게라도 마음을 잘 써주라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잘 써줄 것입니다.
한 사람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알면..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이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엔 쉬는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몇발자국 뒤로 물러서기엔 파도가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언젠가 정말 많이 보고 싶던 사람에게
언젠가 정말 많이 보고 싶던 사람에게
어떤 말로 이 깊은 감정을 전할까
고민해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보고 싶다는 말밖에는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수식어는 필요 없었어요.
사랑이 벅차오를 때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 역시 그랬습니다. “사랑해”로..
사랑은 / 조병화
사랑은 아름다운 구름이며
보이지 않는 바람
인간이 사는 곳에서 돈다
사랑은 소리나지 않는 목숨이며
보이지 않는 오열
떨어져 있는 곳에서 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는 목숨
사랑은 닿지..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 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
가을 / 양광모
이제 그만 하면 됐단다
너는 용서의 계절
산은 단풍을
용서하고
나무는 낙엽을
용서하고
낙엽은 바람을
용서하네
나는 떠나가는 너를
용서하리
나는 떠나보내야 하는 나를
용서하리
가을이 오면
나는 내 ..
저금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 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시바타 도요-
마음에 노래
그대 마음이 외롭다면
기쁨의 노래를 부르세요.
그대 마음이 아프다면
위로의 노래를 부르세요.
그대 마음에 그리움이 자라난다면
사랑의 노래를 부르세요.
그대 마음에 차가운 바람이 분다면
파릇함 봄의 노래를 부르세요.
..
한계라고 생각하나요
한계는 뛰어 넘기 위해 존재한다.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결정하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고정관념과 선입관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히려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개중에는 정말 ..
혼자서 피는 사람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
그러면서 사는 거지
바람이 불 때면
가끔
흔들릴 때도 있는 거지…
비가 올 때면
가끔
젖는 날도 있는 거고…
삶이라는 게
어디 좋은 날만 있겠는가…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는 것이고…
나..
그래 지금이야
그래 지금이야
하늘 한번 쳐다봐
크게 숨쉬어 기쁜 호흡 토해내
앞안 보았잖아
달리기만 했잖아
끝도 없고 숨만 차면
멈춰서 하늘을 봐
멈추면 불안하겠지만
잠깐 쉬고 달리면 돼
돌아볼 여유 없다고
투덜대지 말고..
가을 욕심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 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같은 건 받을 상상을 못하는 친구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