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힘내
넉넉지 않은 살림과 시아버지의 병간호로 지칠대로 지쳐 있던 그녀가 하루쯤 홀가분한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에 동창 모임에 갔습니다.
친구들과 한참을 이야기했고,
많이 웃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헤어질 시간이되자 한 친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오늘부터 회비를 걷기로 했는데 그녀에게만 말을 못했다면서 오늘 걷은 돈은 그녀가 갖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일종의 친목계라고 했지요.
엉겁결에 받고는 친구들과 헤어진 뒤 “급한 사람은 써도 되고. . .” 라는 농담 삼아 던진 말이 그제야 귓가에 맴돌았고, 그날 모임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실직한 남편 대신해 병원비를 마련 하느라 무척 어려운 사실을 친구들은 이미 다 알고 나왔던 것입니다.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그녀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 곳을 돌아다보며,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아서 더이상 걸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가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게 돈을 모아 건네는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니고 있지요. 그 중에서도 우리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이 바로, 사람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모습들. . 서로 위하며 서로 미소를 나누는 모습들이
우리 마음을움직이는 가장 강렬한 아름다움입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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