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눈높이


눈높이

길을 걷다
노랗게 핀 민들레에 발을 멈춘다
참으로 앙증맞게 예쁘게도 피었다
키 작은 민들레와 입 맞추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았다

낮은 민들레와 입 맞추기 위해서는
이만큼 내가 낮아져야 하는 것이었구나
하늘이 높은 줄만 알았지
땅이 이렇게 넓고 발아래 있다는 걸
잊고 살았다
땅의 숨결을 느끼려면 발 아래 엎드려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낮아지기 위해선 나를 낮춰야만 하는
것이다
진정한 눈높이란
나를 버리고 너로 채우는 것
너와 가까워지기 위해서 내가
한 발 더 가까이 너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민들레에게서 낮아지는 법을 배운 하루’ / 청향 임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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