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스승

외로움은 스승


[외로움은 스승]

뉴욕의 구석진 거리를 한 청년이 걷고 있었습니다. 청년의 머릿속엔 오늘도 내일도 그렇고 그런 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꿈을 꼭 펼치고 말 것이라는 신념엔 변함이 없었습니다.
별로 크지 않은 키, 메부리코에 호감을 사지 못하는 얼굴, 게다가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가난뱅이였습니다. 청년의 마른 엉덩이를 가려주는 청바지 뒷주머니에는 예외없이 원고뭉치가 꽃혀 있었습니다..
고교시절부터 쓰고 가다듬던 원고였습니다. 부모님이 싸울때도 문을 걸어 잠근 채, 그원고를 썼고, 학교에서 친구들이 여학생과 즐건 대화를 나눌 때도 부러워하면서도 그 원고를 썼습니다.
그는 여자친구 하나 생겨 맥도날드에서 빅맥 햄버거를 함께 먹고 데이트를 즐기는 게 소원이었지만, 그건 꿈일 뿐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소외되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싸우는 부모님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그럴때마다 끄적거리던 원고였습니다.
어렵게 고교를 졸업한 그는 추잡하기 이를 데 없는 포르노 영화에 출연하면서 몇 푼되지 않는 돈으로 근근히 생활했지만, 언젠가는 정식으로 영화계에 뛰어 들겠다는 꿈을 잃지 않았습니다.
어느 건물 앞에서 망설였다가는 발은 들여놓기도 전에 용기를 잃을 것 같아 손을 문에 대고 무조건 안으로 밀고 들어갔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카운터의 예쁘장한 여자가 물었고, 무슨 일로 왔느냐니? 청년은 이번에도 실망이었습니다. 그는 이 영화사에서 엑스트라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온 것이었습니다.
여자가 보기에는 그가 엑스트라감으로 보이지 않았는지 찾아온 용건을 물은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조금 창피했지만 그냥 물러설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얼떨결에 객쩍은 소리가 튀어나왔습니다.”혹시, 소형영화 시나리오는 모집하지 않나요?”
그러면서 바지 뒷주머니에 꽃혀 있는 원고뭉치를 꺼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당시의 영화계는 대형영화가 유행이었고, 소형영화를 제작하려는 사람은 없을 때입니다.
여자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습니다.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인사를하고는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중년신사가 들어왔으나 청년은 그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밖으로 나와 몇 발자국 걸을 때, “여보세요, 잠깐만요..”여자가 문을 열고 그에게 손짓을 했습니다.” 지금 막 소형영화 시나리오를 찾고 있는 분이 오셨는데, 만나보실래요?”청년이 문을 열고 나갈 때 들어온 바로 그 신사였습니다. 신사는 청년이 내민 원고를 슬슬 넘겨보더니 지늠 당장 2천 달러를 줄테니 자기에게 원고를 팔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청년에게 있어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외로움을 그 원고를 쓰고 개작하면서 이겨냈으니까요.  수중에는 빵 사먹을 돈조차 없었지만 청년은 고개를흔들었습니다.”그 정도로는 안되겠습니다….”청냔은 빈민가 아파트로 돌아왔고, 예전처럼 막노동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신사로부터 전화가 왔고, 이번에도 2천 달러에 원고를 팔라는 제안이었습니다.”좋습니다. 대신 저를 주인공으로 써주십시오 신사는 기막혀하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곤 별 미친놈 다보겠다는 듯 차갑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그 신사와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시 전화를 걸어와 소형영화 제작에 관심을 가진 제작자를 찾는데 함께 그를 만나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신사와 함께 제작자를 만난 청년은 원고를 보여주며, 자신을 주인공으로 써달라고 무리한 부탁을 했고, 제작자도 어이없어하며 일단 원고를 읽어보겠다며 두고 가라고했습니다.  얼마 후, 제작자로부터 전화가 왔고, 같이 영화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청년은 너무 좋아서 심장마비에 걸릴 것 같았지만 애써 태연한 척했습니다. 청년은 주인공을 맡았고, 몸과 혼을 다해 연기로 기라성 같은 헐리우드 배우들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영화는 얼마 들이지 않은 제작비로 공전의 대히트를 쳤고,  아카데미상을 휩쓸었습니다.그 영화의 제목이 바로 ‘록키’ 이며, 청년의 이름은 실베스타 스텔론입니다. 그 후 한 인터뷰에서 청년은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거둔 대성공에는 사실 운이 따라주었습니다.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거둔 셈이지요, 저는 일단 골프장까지는 갔습니다.  골프장에 가지 않고서는 절대로 홀인원을 거둘 수 없지 않습니까?”
그에게 있어서 외로움은 스승이었고, 오늘날의 그가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세상의 보석같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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