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립다 하자 / 김재미

그래 그립다 하자 / 김재미


[그래 그립다 하자 / 김재미]

햇살 좋은 봄날의 오후 
푸른 물 가득 고인 하늘엔
꿈처럼 어리는 너의 얼굴 

잊었다 여겼던 너의 이름
꽃눈 곱게 뜬 봄길 위에서 
서성거리다 붙들리고 만 건
두 발이 아닌 마음의 고백 

일부러 꾸미지 않아도 
자꾸만 지어지는 미소
절로 움직여지는 손가락
쓱 쓱 하늘을 휘저으며 
붓질하듯 그려 넣는 추억들 

어쩌면 그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그때의 우리를
기억해내고 있을지 모른다고 

살포시 나를 흔들고 
떠나던 바람의 말처럼
그래 이젠 인정하자 

네가 무척 그리웠다고 
네가 아주 많이 그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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