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남는 자리

아쉬움이 남는 자리


[아쉬움이 남는 자리]

라디오에서 나오는
좋은 음악을 듣다가
그 음악이 끝나기 전에
집을 나서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선율의
아쉬움이 맴돌아
발을 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같이 보낸 뒤에
가로등 불빛 아래 집 앞에서
손을 놓고 헤어져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또 하나의 아쉬움이
꽃잎처럼 떨어져 쌓입니다

좋은 친구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른 약속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아쉬움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시골에서 올라오신 부모님이
고향으로 돌아가시기 위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멀어져 갈 때
잘해 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손수건을 적십니다

긴긴 시간 동안 한 자 한 자
마음속 이야기를 담아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었는데
그제서야 사랑의 마음을
더 간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글귀가 떠오를 때
우리는 아쉬움에 몇 번이고
다시 우체통을 바라봅니다

-‘마음이 쉬는 의자’ 중-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