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웃음으로 살다.

꽃웃음으로 살다.


[꽃웃음으로 살다.]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
무료하다고 여겨질 때
그럴 때
다 비우고 꽃 앞에 서보자.

길가의 잡풀이 피워낸
볼품없는 꽃이라도 좋고
기형으로 일그러진 꽃이라도 상관없이
다 비우고 꽃에게 다가가 보자.

거기에 닿으면
거기에 닿아 녹아들면
서서히 무너지는
무너지면서 몽롱하게 취하는
웃음 열반에 들 것이다.

짜증이 나고
싫증 날 때
더더욱 확실한
꽃웃음 한 사발 벌컥 마시자.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꽃이 되어 있을 것이다.

-서문순 / ‘산촌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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