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위한 노래
이름없는 꽃이라 고개 떨구지 마라.
너는 다만 너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섰을 뿐,
네가 선 그 자리에서 너는 외려 빛이 나거늘,
햇살이 오로지 너만을 비추듯 환하지 않은가.
큰 얼굴의 해바라기 턱밑도 아니요,
향기 강한 국화 옆도 아니요,
하얀 순결의 목련 곁도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너는 너여서 네가 꼭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에..
작은 몸짓으로 네 몫의 하늘을
언제나 묵묵히 다 받쳐내고 있었음을
세상의 수많은 눈들이 너를 지켜보고
하고 많은 이들이 너로 하여 위로 받거늘,
작은 몸 바람에 흔들릴 때
실컷 흔들리고,
외로울 때 맘껏 외로워하며,
다만, 살아내기만 하여라.
살아내기만 하여라.
-‘들꽃이 바람 앞에 당당하게 섰으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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