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얽어매면 병이다

마음을 얽어매면 병이다


[마음을 얽어매면 병이다]

들판에 사는 새는 열 걸음 걸어
물 한 모금 마시고 백 걸음 걸어
모이 하나 겨우 줍지만
조롱에 갇혀 편히 먹고사는 새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롱속의 새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자가 말한 적이 있다.

마음을 묶지 마라.

산천을 훨훨 날아다니며 사는 산새처럼 마음을 풀어 두라.
그러면 마음은 날개를 달고
나를 가볍게 날게 할 것이다.

마음을 막지 마라.

고집스런 사람은 마음으로 하여금
고혈압을 앓게 하는 셈이다.
아무리 타일러도 막무가내인 사람은
하나만 알고 둘은모른다.
그래서 벽창호 소리 듣는다.
캄캄한 방보다 훤하고
밝은 방이 좋지 않은가!

마음이 조촐하면 눈이 밝고 귀가 트이는 법이다.
마음이 허황되면 눈이 어둡고 귀가 먹는다.
그러면 생각이 막히고 마음이 말뚝에 매인 염소처럼 맴돌기만 한다.
이보다 더한 바보 짓은 없는 게다.

-윤재근 / ‘먼길을 가려는 사람은 신발을 고쳐 신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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