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빛나지는 않아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모두 다 봄의 주체로
서로를 빛나게 하는
민들레의 소박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그 어느 험난한 생존의
땅에서건 끈질긴
생명력으로 당당하게
피어나는 민들레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자신에게 단 한번 주어진
시절 자신이 아니면
꽃피울 수 없는 그 자리에
거침없이 피어나 정직하게 피어나

온몸으로 부딪치며
봄을 부르는 민들레의
치열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는 기꺼이 밟히고
깨지고 또 일어서며
피를 말리고 살을 말려 봄을 진군하다가

마침내 바람 찬 허공에
수천 수백의 꽃씨로 장렬하게 산화하는
아! 민들레 민들레…

그 민들레의 투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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