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이야기 / 홍계숙
가슴 아픈 사랑과 이별을 하면
얇아진 가슴에 구멍 하나 뻥 뚫리지
그 속으로 빗물이 흐르고
별이 뜨고 꽃이 지고
계절이 낙엽처럼 날린 후에야
아주 서서히
그 구멍은 메워지겠지
시간이 눈처럼 쌓이다가
녹고
어느 봄 문득,
그 사람 생각나 조용히 가슴을 열면
그때 또다시
작은 구멍 하나 뚫리는데
그것이 바로 추억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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