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보다 땅을 보며 사는 것들은
사실은 꿈이 작은 것이 아니라
사랑이 넘쳐흘러 그런 게야

나뭇잎이나 빗물이나
저 가로등의 빛살이나
늘상 아래로 떨어지고 있잖아

사랑을 하게 되면 마음이 웃자라
자꾸만 한 발 앞서가게 되지
내가 준만큼 받지 못하는 것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 말야

그런데 말야
사랑은 앞에서 손을 내밀 때보다
뒤에서 밀어줄 때 더 신비한
색채를 뿜어내거든

촛불이 제 몸을 녹이며 밝혀주듯이
물길이 낮은 자리오 흐르듯이

그가 나를 몰라준다 해도
그가 나를 멀리한다 해도
그래도, 사랑한다면

-김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