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을 건네는 법 / 양광모
죽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장미꽃이라 해도
가시를 모두 떼어내고
꽃만 건네줄 수는 없다는 것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건넬 때는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잘 감싸서 주어야 하다는 것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바치는
장미꽃이라 해도
언젠가는 그 꽃과 향기
시들기 마련이라는 것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건넬 때는
그 꽃과 향기 사라지기 전에
흠뻑 사랑에 취해야 한다는 것쯤
불처럼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장미꽃이라 해도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반씩 섞어야 한다는 것쯤
그러므로 그 사랑
뜨거운 열정만이 아니라
순백의 순결로도
함께 불타오르기를
소망해야 한다는 것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건네 받을 때는
오직 한 가지, 그 뺨
장미꽃보다 붉어져야 한다는 것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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