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ㅣ竹馬故友

죽마고우ㅣ竹馬故友


[죽마고우ㅣ竹馬故友]

○ 함께 죽마를 타던 벗, 아주 긴밀했던 친구
○ 竹(대 죽) 馬(말 마) 故(연고 고) 友(벗 우)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親舊)」라는 뜻으로,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親舊)를 이르는 말

환온(桓溫)은 동진(東晉)의 8대 황제인 간문제(簡文帝) 때 사람인데, 불온 기미가 있는 촉(蜀) 땅을 평정하고 돌아온 위세에 힘입어 조야의 신망이 집중되는 바람에 임금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건 황실의 안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판단한 간문제는 환온을 암암리에 견제할 목적으로 은호(殷浩)라고 하는 사람을 발탁하여 양주(楊州) 자사에 임명하고 건무장군(建武將軍)이라는 관작을 내리는 등 의식적으로 우대했다. 환온의 어릴 적 친구이기도 한 은호는 학문과 재능이 뛰어난 인물이었는데, 그가 관직에 오른 날로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옛날의 관계가 무색하다 할 정도로 냉랭한 정적이 있었다. 서예가로 유명한 왕희지(王羲之)가 화해를 붙이려고 애를 썼으나 허사였다.

그 무렵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의 하나인 후조(後趙)에 내분이 발생하여 혼란스럽다는 정보가 들어왔으므로, 동진의 조정은 긴장했다. 파급효과가 어떨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랑캐들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논의 끝에 군대를 동원하여 쳐올라가기로 하고, 대장에 은호를 임명했다. 그리하여 은호는 군대를 이끌고 출발했는데, 도중에 말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싸움다운 싸움도 못 해 본 채 참패하고 말았다.

‘그동안 네가 나를 마음고생 시켰으렷다.’ 벼르고 별러 온 환온은 은호의 죄를 청하는 상소를 임금한테 올렸고, 패전의 엄연한 과실이 있는 이상 임금도 은호를 감싸 주고 싶어도 감싸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은호는 결국 변방으로 귀양가고 말았다. 환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은호는 나와 ‘어릴 때 죽마를 같이 타고 놀던 친구[竹馬故友(죽마고우)]’였다오. 하지만 그는 항상 내가 버리는 죽마를 주워서 타곤 했지요. 그러니 그가 내 앞에서 머리를 숙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소?”

은호는 환온이 끝내 불러들이지 않는 바람에 귀양지에서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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