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양지덕ㅣ謙讓之德

겸양지덕ㅣ謙讓之德


[겸양지덕ㅣ謙讓之德]

○ 겸손하게 사양하는 미덕
○ 謙(겸손할 겸) 讓(사양할 양) 之(갈 지) 德(큰 덕)

맹사성은 고려 말기의 문신 맹희도의 아들이자 당대 최고의 명장 최영 장군의 손서(孫婿). 즉, 손녀사위였다.

그는 평소 하인들이나 노비들에게는 늘 관대했으나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냉엄하게 대했다고 한다. 이른바 억강부약(抑强扶弱). 즉, 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주는 진소위 고귀한 인품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그는 일찍이 김종서를 나라의 큰 재목감으로 선견한 바 김종서에게는 더더욱 사소한 잘못에도 호통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훗날 김종서를 병조판서로 천거하였으며 자신의 후임 재상으로 추천하였다 한다.

또한 맹사성은 그 사람됨이 소탈하고 숙정(肅整)하여 비록 벼슬이 낮은 사람이 그를 찾아와도 반드시 공복을 갖추고 대문밖에 나가 맞아들여 상석으로 앉히고, 돌아갈 때에도 역시 공손하게 배웅하여 손님이 말을 탄 뒤에야 들어왔다고 한다.

다음은 맹사성이 열아홉에 문과에 급제하고 파주 군수로 나가기 전 어느 유명한 선사(禪師)에게 겸양지덕에 대한 깊은 가르침을 받게 되었고, 그것이 그의 일생의 좌우명(座右銘)이 되어 만인의 추앙을 받게 되는 유명한 일화이다.

맹사성이 이른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고 이제 막 군수가 되려는 자만심 가득한 어느 날, 선사를 찾아가 성정을 베풀기 위한 자문을 구하게 되었는데, 선사는 맹사성의 큰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나쁜 일은 하지 말고 착한 일만 많이 하라.”는 상식적인 말만 하였다. 그런 선사의 말이 너무도 못마땅했던 맹사성이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던 찰나, 선사가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권했다.

맹사성이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자 이윽고 선사가 맹사성의 찻잔에 찻물을 따르는데, 찻물이 차 넘치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따라 붓는 것이었다. 맹사성이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신다고 소리치자 선사가 일갈(一喝)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 적시는 건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른단 말이오!”

선사의 말에 맹사성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서둘러 방을 나서려다 그만 문틀에 이마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선사가 빙그레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소이다.” 』

이후 맹사성은 자신의 알량했던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평생 겸양지덕을 몸에 익히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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