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화로운 그림
평화를 가장 잘 묘사한 그림을 선정하는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화가가 평화를 묘사했습니다.
그중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그린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 풍경에는 투명한 호수, 부드럽게 흐르는 시내, 소와 양 떼들이, 풀을 뜯는 풍요로운 목장의 푸른 들판, 나뭇가지 위에서 새들이 노래하고 있는 무성한 나무, 그늘진 나뭇가지 아래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이 그려져 있었으며, 부드럽게 흘러가는 흰 구름은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가며 산허리에 그림자를 수놓고 있었습니다. 평화의 일반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상의 영광은 다른 화가에게 돌아갔습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기존 화가들이 묘사한 평화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림 한가운데 바다를 배경으로 바위 하나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 바위를 중심으로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고 파도는 소용돌이를 만들며 성이 나 있습니다. 거칠게 성이 난 파도에 곤경에 처한 배 한 척도 보입니다. 하늘의 짙은 먹구름은 폭풍을 더 사납게 보이게 합니다.
그런데 바다의 중심에 있는 바위 꼭대기 조그만 틈새에 비둘기 한 마리가 조용히 둥지를 틀고 앉아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어미 비둘기 품속에 있는 새끼 비둘기들이 무슨 일이 있느냐는 표정으로 평온하게 어미 날개에 덮혀 있습니다.
예술가의 창의적인 발상 때문에 더 큰 점수를 줬을 수도 있고, 아무리 위태롭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그 가운데 평화를 누리게 해준다는 관점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렸을 수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평화롭다고 진정한 평화일까요? 평화로움 속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고 위험해 보이지만 누군가의 희생으로 평화 속에 살고 있을 수도 있는 거랍니다. 평화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AND 글 옮김-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