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라는 것은
마음이라는 것은
물과 같아서
최후의 한 방울이
보태져야 흐르기 시작한다.
일단 흐르면
또르르 흙을 적시며
새로운 길을 낸다.
최후의 한 방울이
보태지기 전까지,
마음은 출렁거릴 뿐이다.
확신할 수 없다.
내일이면,
내가,
멀리멀리 흘러나가
새 길을 낼 거라는 것을.
그 길의 끝에
대양이 기다린다는 것을.
첫 방울이 흙을 적시는 순간,
해나는 정확히 알았다.
그동안 충전된 힘으로,
새로 낼 길 위에서,
자신을 위한 음식을 하고,
자신을 위한 옷을 지어 입고,
자신을 위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그러고 나면
타인을 위해서도
제대로 공들인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오소희 ‘해나가 있던 자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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