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의 저녁 식사

노부부의 저녁 식사


[노부부의 저녁 식사]

한창 길이 막히는 바쁜 퇴근 시간 80대 할아버지 한 분이 택시 안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기사 양반. 좀 더 빨리 갈 수 없나. 급해서 택시를 탔는데 전철보다 느린 것 같아. 내가 6시까지는 꼭 도착해야 해.”

재촉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급해 보여서 운전기사는 최대한 빠른 지름길로 택시를 몰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6시 전에는 도착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그렇게 급하신 건가요?”

“6시까지 할멈이 있는 노인요양병원에 도착해야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어. 늦으면 간호사들이 할멈을 먼저 먹이고 밥상을 치워버려서.”

“늦게 가시면 할머니가 화를 내시나요?”

“우리 할멈은 치매라서 내 얼굴도 잘 못 알아봐. 벌써 5년이나 되어버렸어…”

“그러면 일찍 가든 늦게 가든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나요?”

의아해하는 택시기사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택시기사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할멈은 내가 남편인지 알아보지 못하지만 난 아직도 할멈이 내 아내라는 것을 알고 있거든!”

-‘따뜻한 하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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