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으로 돌아가고 싶다
영혼을 맡겨 놓고
눈물을 펑펑 쏟아 놓을 수 있는
가슴 넓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어떤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한없이 다정스런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파란 꿈이
그의 가슴에 떨어져 번질 때
놀라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공감의 다정한 미소를
짓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 날,
저승이 검은 손이 나의 손목을 끌 때
죽음조차 앗아갈 수 없는
사랑임을 확신할 만큼의
뜨거운 인생을 살고 싶다
그는 나의 호홉으로 살고
나는 그의 심장으로 사는
나는 그가 아니면 이 세상에 없고
그는 내가 아니면 숨 쉴 수 없는
애틋한 연인으로 살고싶다
완전한 하나로서 살고 싶다
뜨거운 인생을 살고 싶다
그렇고 그런 인생은 싫다
사랑만이 모든 것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일말의 미련이라고는 없는
불같은 인생을 살고 재조차 남김 없이
허공으로 돌아가고 싶다
-묵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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