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떠나고 싶었어

늘 떠나고 싶었어


늘 떠나고 싶었어

해 기울지 않는 어디 달 지지 않는 어디

익명의 섬

하나쯤 있을 것 같았어

두려웠어

언제나 황량한 겨울이

겨울 아침의 쓸쓸한 풍경들이

내 어두운 시간이 힘들고 외로웠어

떠나고자 하는 열망

그건 덫인지 몰라

어디에도 이르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순환선 같은 삶

어디에 내 안주할 땅 있을까

다시 바라보면 저 쓸쓸한 풍경들도

그 얼마나 가슴 사무치는 일인데

이 세상에 산도 있고 바다도 있지만

마음 밖에 있을 때는 산도 바다도 보이지 않듯

내게 늘 그리움으로 출렁이는 바다도

누군가에겐 절망이며 상처일 수도 있겠지

모든 날이 눈 비 내리고 바람만 불지 않듯

인생이 늘 춥거나 쓸쓸하진 않겠지

언젠가 나도 햇빛 잘 드는 창가에 앉아

그때는 왜 그렇게 힘들어했을까

마음 가볍게 웃을 날도 오겠지

김순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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