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의 詩

틈새의 詩


틈새의 詩

틈새의 詩

이 나무와 저 나무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바람이 수시로 등을 밀어붙였다
이 가지와 저 가지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새가 수시로 가지를 물고 드나들었다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햇빛이 수시로 바느질을 했다
바람과 새와 햇빛의 움직임을 다시 보았다
나무와 나무가 주고받는 그것은나무끼리의 눈짓이라는 걸. 나무의 허전함이란 걸
오래 기다린 끝에 처음 알았다
나에게는 없는 바람과 새와 햇빛의 움직임이 나를
느닷없이 허전하게 하는 걸 처음 알았다

– 유병근 시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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