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부지용ㅣ匹夫之勇

필부지용ㅣ匹夫之勇


[필부지용ㅣ匹夫之勇]

○ 좁은 소견으로 혈기만 믿고 함부로 날뜀
○ 匹(짝 필) 夫(지아비 부) 之(의 지) 勇(날랠 용)

좁은 소견으로 혈기만 믿고 함부로 날뛰는 행동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맹자(孟子)의 양혜왕(梁惠王) 하편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맹자에게 ‘이웃 나라와 사귀는 데 방법이 있는가’를 물었다. 맹자가 대답하기를 “오직 인자(仁者)라야 능히 큰 나라로써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는데, 은(殷)나라의 탕왕(湯王)이 갈(葛)나라를 섬기고 주문왕(周文王)이 곤이(昆夷)를 섬겼습니다. 그리고 오직 지혜 있는 왕이라야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길 수 있는데, 주태왕(주문왕의 아버지)이 훈육을 섬겼고, 구천(勾踐)이 오(吳)나라를 섬긴 것입니다. 대국의 입장에서 소국을 섬기는 자는 하늘을 즐거워하는 자이고, 소국의 입장에서 대국을 섬기는 자는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이니, 하늘을 즐거워하는 자는 천하를 보전하고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는 자기 나라를 보전합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보전한다.’ 하였습니다.”

제나라의 선왕은 맹자의 말을 듣고 “그런데 과인이 병통이 있으니, 과인은 용기를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다. 선왕은 작은 나라를 받들기보다는 작은 나라를 합병하여 나라를 키우고 싶었고, 큰 나라와 싸워 이김으로써 제후의 맹주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맹자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러자 맹자가 이렇게 말했다. “왕께서는 소용(小勇)을 좋아해서는 안됩니다. 칼을 어루만지고 눈을 부라려, 너 같은 자는 나의 적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필부의 용기[匹夫之勇]’로 기껏해야 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밖에 안됩니다. 청컨대 왕은 부디 좀더 큰 용기를 가지십시오.”

맹자는 용기를 좋아하는 선왕의 마음을 근거로 하여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실행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남에게 지기 싫어하여 덤비는 것은 작은 용기로서 혈기에 차서 남을 제압하려는 것에 불과하지만, 맹자가 말하는 ‘큰 용기’란 백성을 도탄에서 구하려고 일어서는 매우 훌륭한 것으로 왕도정치를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여기에서 ‘필부지용’이란 말이 유래하였으며, ‘혈기에서 오는 소인의 용기’라는 뜻의 ‘소인지용(小人之勇)’과 같은 말이다.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