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 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다시 더 무엇을 바라리요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 피우고
불어 가는 바람 편에 말을 전하리라
빈들에 피는 것은 보아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평생 홀로 견딘 이 아픔의 비밀로
미련 없는 까만 씨앗 하나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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