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별처럼
기도는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홀로 서서
제자리 지키는 나무들처럼
기도는 땅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흙 속에서
입술 내밀고 일어서는 초록들처럼
땅에다
이마를 겸허히 묻고
숨을 죽인 바위들처럼
기도는
간절한 발걸음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깊고 편안한 곳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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