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 박지연

길 위에서 / 박지연


[길 위에서 / 박지연]

가야 할 길 어디쯤인가
가끔은 행로를 잊어버리기도 해
그러나 멈출 수 없는 길 위에서
잠시 망설이지만,
안개를 걷어내고 다시 걷는다

길 따라 걷다 보면
작은 들꽃에게도 눈 인사를 하며
파랑새의 퍼득이는 날갯짓에도
가슴 설레던 날들
그리움이 가슴에 스민다

가야 할 길 위에 놓인 우리들
늘어진 꿈을 꼬깃꼬깃하게 접어
가슴속에 품고서
어깨동무하고 걷던 햇볕은
귓불을 어루만진다

비 오고 난 후에
바다를 품은 하늘엔
유유자적하는 구름과
색동 옷 입은 무지개
다정히 손잡고 소풍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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