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의 유통기한
늦은 밤, 한 청년이 24시간 편의점에 들어왔습니다. 행색이 초라한데다 몸에서
냄새까지 나는 청년이었습니다. 편의점에는 할아버지 혼자 계산대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할아버지를 뒤로 하고 청년은 빵 진열대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습니다. 청년은 한 손에 빵을 하나씩 들고 유통기한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벽시계가 자정을 살짝 넘어가는 순간, 청년은 기다렸다는 듯이 빵 하나를 들고 계산대 가까이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그냥 지나치더니 갑자기 밖으로 뛰어나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편의점 할아버지가 황급히 쫒아 나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청년은 어두운 골목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5분 쯤 시간이 흘렀을까.. 청년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편의점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50미터 정도 걸었을 무렵, 청년의 어깨에 투박한 손이 가볍게 내려앉았습니다. 편의점 바로 그 할아버지
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냥 서 계시기만 했습니다.
청년은 고개를 떨군 채 “아침에 먹을 게 없어서 훔쳤어요. 자정을 넘기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빵이에요.” 청년은 들고있던 빵을 내밀며, 따지듯 말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웃옷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내주며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런 빵이 하나 있었지. 목이 메일테니 이 우유와 함께 먹어요 젊은이.
“인정에는 유통기한이 없다오.”
-네이트판 에서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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