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와 청소부

꼬마와 청소부


꼬마와 청소부

우체통 앞에서 어린 꼬마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제 막 글을 깨우칠 정도로 보이는 꼬마는 서툴게 쓰여진 편지봉투를 우체통 편지 투입구에 넣으려 애쓰고 있었다.

팔이 닿지 않아 끙끙거리고 있는 꼬마의 귀여운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을 뿐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정겨운 광경을 즐기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때, 온통 흙먼지를 뒤집어쓴 청소부가 우체통 부근을 지나다가 꼬마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청소부는 청소를 멈추고 꼬마에게 다가갔다.

꼬마는 청소부에게 편지를 내밀었다. 대신 넣어 달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청소부 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마침내 꼬마는 울음을 터트렸다.
청소부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꼬마를 가볍게 들어 안았다.

청소부가 우체통 가까이로 허리를 숙이자 꼬마가 편지투입구에 편지를 넣었다. 어느새 꼬마는 청소부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한 여인이 다급히 뛰어왔다. 그리고는 꼬마의 더러워진 옷을 털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냥 편지를 받아 넣어 주시지 왜 안아주셨어요? 좀 보세요 이렇게 더러워졌잖아요. 새로 산 옷인데”

청소부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편지를 대신 넣어주었다면, 이 꼬마는 우체통에 다시는 오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편지도 다시는 쓰지 않을거에요

앞으로는 부인께서 직접 안아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아이가 직접 넣을 수 있게요”

-성자가 된 청소부 중에서-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