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이며 들뜬 맘 간질이던
벚꽃이 지는 것을 아쉬워 마라

꽃이 진 자리에
돋아난 푸른 잎이
그보다 아름답다

치장하기 바빴던 꽃보다
푸르러 산뜻하니
그보다 아름답다

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작은 바람에 쉽게 흩날리지 않을 만큼
지혜롭고 노련하며

애써 제 몸 흔들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서
어떤 다른 것 위해
기꺼이 배경이 된다

당신도 마찬가지.

지난날의 당신을 그리워 마라
지금의 당신은,
되돌아가고픈 그때 그 사람보다
훨씬 지혜롭고 아름답다

어쩌면
꽃이 진 자리에 돋아난 푸른 잎보다
아름다울 수도

-박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