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사랑한 나무

그를 사랑한 나무


[그를 사랑한 나무]

그리운 언덕길 너머
그를 사랑하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습니다
언덕길을 지날 때마다 살며시 다가와
포근한 마음을 주고는 그늘로 사라집니다

그리운 언덕길 너머로
보일 듯 안 보일 듯 그가 사라지기까지
사르르 사르르 가지를 흔들어
잘 가라고 인사를 건네지만
그에겐 단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로 남습니다

그가 언덕길 너머로 사라지면
언덕길 밑으로 슬픈 잎새 하나를 떨구고는
또다시 그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오늘도 그는 언덕길을 지나지만
나무 밑 언덕길에 쌓여있는 낙엽들이
그를 향한 사랑의 눈물인 줄 알지 못합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를 사랑한 나무는
오늘도 또 하나의 슬픈 잎새를 떨굽니다

-양상용, ‘그대라는 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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