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세상

힘든 세상


힘든 세상

이른 새벽, 한 젊은이가
전봇대의 구인광고를 붙이며 바쁘게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후..
길을 지나던 한 사내가
진지한 얼굴로 구인광고 앞에 발을 멈췄다.

며칠후.
구청에 임시고용된 노인들이
물 젖은 솔로 광고지를 벗겨냈다.

그리고 깨끗해진 전봇대를
확인하러 구청 직원이 다녀갔다.

종이 한장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

종이 한장에
여러 사람들의 엄숙한 삶이 힘겹게 매달린다.

한장의 종이가
예사롭지 않은 세상.

지금.
우리는 얼마나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철환 / ‘연탄길 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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