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세상은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보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과 시간, 열정,
정성을 쏟아 붇습니다.
예뻐져라, 멋져라, 섹시해져라,
날씬해져라,병들지마라,늙지마라,
제발 죽지마라…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노쇠화되고,
암에 노출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닐진대…
누구를 내 것이라 하고
어느 것을 내 것이라고 하던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
이 세상에서 누구나 짊어지고 있는 고통인 것을…
피할 수 없으면 껴안아서 내 체온으로 다 녹이고,
누가 해도 할 일이라면 내가 하고,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고
언제 해도 할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에 합시다.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으며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온종일 울겠고,
짜증 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온종일 얼굴 찌푸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 듯이 싸우겠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낮춰 놓은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보다 더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 공간이 됩니다.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은 정말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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