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것

희망이라는 것


희망이라는 것

 

희망. 
희망은 분명 있다. 
네가 내일의 닫힌 상자를 
굳이 열지만 않는다면…. 
 

 

희망. 
희망은 분명히 빛난다. 
네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 그윽한 거리의 노을을 벗기지만 않으면…. 
 

 

희망. 
그것은 너의 보석으로 넉넉히 만들 수도 있다. 
네가 네 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너의 맑은 눈을 오히려 가리우지만 않으면…. 
 

 

희망. 
희망은 스스로 네가 될 수도 있다. 
다함없는 너의 사랑이 
흙 속에 묻혀, 
눈물 어린 눈으로 너의 꿈을 
먼 나라의 별과 같이 우리가 바라볼 때… 
 

 

희망. 
그것은 너다. 
너의 생명이 닿는 곳에 가없이 놓인 
내일의 가교(架橋)를 끝없이 걸어가는, 
별과 바람에도 그것은 꽃잎처럼 불리는 
네 마음의 머나먼 모습이다.
 

 

(김현승·시인, 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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