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문득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문득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애써 눈물을 감추려다
주체 못 할 설움에
굵은 눈물 쏟아내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은 편견의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슬픔의 이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깊은 고독에
해야할 말을 잃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멍하니 앉아있고 싶을 때가 있다.
 
생각의 끈을 놓아버린 채
뇌리에 백지 하나 걸어두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이닌 것으로부터
아빠 가시고기처럼
돌 틈에 머리를 막고 죽어가더라도
그렇게 이유없이 사랑하고 싶을 때기 있다.

– 유인숙 / 길을 걷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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