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 않는 그릇

차지 않는 그릇


차지 않는 그릇

삶의 의미를 찾고 있던 줄무늬 에벌레가 있었습니다.

삶이 너무나 무료했던 애벌래는 어느날, 

커다란 기둥 하나를 발견합니다.

애벌레들이 서로 엉켜 하늘로 솟아 있는 기둥이였습니다.

애벌레들은 서로의 머리를 밟고 밀치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애쓰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그 위에 뭐가 있어서 

저렇게 죽기살기로 올라가려 애쓰고 있을까?

줄무늬 애벌래는 천신만고 끝에 

기둥에 맨위에 다다르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줄무늬 애벌레는 실망에 빠지고 맙니다.

자신이 그토록 힘들게 올랐던 기둥은 

사실 무수히 많은 기둥들중 하나의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 때 노란 나비 한마리가 

사뿐사뿐 날아 올라 줄무늬 애벌레를 찾아옵니다.

노란 나비는 전에 함께 지냈던 애벌레였습니다.

기둥의 맨 위에서 줄무늬 애벌레는 깨닫습니다.

자신이 나비였다는 것을

이내 다시 땅으로 내려온 애벌레는 

몸을 말고 오랜 고통을 견딘후 

예쁜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어렵답니다”

정상을 향해,높은곳을 향해 자꾸 오르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의 당연한 욕망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올라간다는 것은 반드시 내려옴을 기약하는 것이지요.

올라갈 줄만 알고 내려올 줄 모른다면

삶의 중요한 의미를 찾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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