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었다

울고 싶었다


울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아픔을 내가 가진 듯 
그렇게 울고 싶었다.  

오래 동안 녹지 않는 만년설처럼 
나의 아픔이 녹지 않은 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울고 나면 괜찮을 것이다.  

어디에도 마음 놓고 울 곳이 없고 
어디에도 깊은 말을 
토해 낼 사람이 없더라도 
그렇게 울고 나면 괜찮을 것이다.  

나의 눈물을 따뜻하게 바라봐 줄 누군가가 
나의 아픔을 너그럽게 위로해 줄 누군가가 
그렇게 울고 나면 
나란히 옆에 있어줄 것이다.  

나의 아픔이 눈물로 
전부 녹아 내리진 않겠지만 
분명 누군가는 
날 위로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 믿음으로 나는 
또 살아가는 의미가 될 테니 
나는 그렇게 울고 싶었다.  

– 전승환 ‘나에게 고맙다’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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