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 강영미
풀잎 하고 부르면
너는 푸른 몸을 일으키며
금방이라도 달려올듯
온몸을 흔들어댄다
자주 내 발에 밟히면서도
내일이면
희망을 부르며 다시 일어나는
초록의 힘
풀잎 하고 내가 부르면
순수한 몸짓으로
휘청거리는 너로 인해
아침이면 해가 뜨듯
또 다시 일어나는 법을 익힌다
풀잎 네 옆에 앉아 있으면
인내와 절제가 잘 어우러져
막힌 담을 허는 지혜를 배운다
우아한 몸짓이 아니어도
적당히
머리를 숙일줄 아는 너로 인해
뜨거운 여름도
겸손하게 참아내는 질서를 터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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