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김남조
그대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 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 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 영롱한 겨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나의 시에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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