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콩알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사람들은 나라가 망했다 망했다 하지만,
내가 망하지 않는 한 결코 나라는 망하지 않는 것이다.
가령 비유하자면 나라와 백성의 관계는 콩꼬투리와 콩알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비록 콩껍질이 말라서 비틀어져 시든다 해도,
그 속에 든 콩알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콩은 잠시 어둠 속에 떨어져 새 숨을 기르다가,
다시 싹터 무수한 열매를 조롱조롱 콩밭 가득 맺게 하나니.
– 최명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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