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 김민소
은은한 커피향기가
코끝을 간질거리는 찻집의 아침은
막 목욕을 마친 신부처럼
설레이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나목에 붙어있는 잔설을 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실때면
생의 모습이 조각처럼 떨어진다
어제는 장례식장으로
오늘은 결혼식장으로 가야하는
기쁨과 슬픔의 이중주를
끝없이 듣고 살아야 하는 우리들
지금, 내 몸속에
혈관을 타고 내려가는 커피와
핏물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그래도. . .
산 자의 편에 서야 해
떠난 자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은
더 뜨겁게 사는 길이야 ! “
이 소리 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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