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기도

축복 기도


[축복 기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의과 대학의 임상 교수 레이첼 나오미 레멘은 어릴 적 수줍음 많고 정서가 불안정한 아이였다.

레멘의 부모는 전문직 종사자로, 딸을 엄하게 키웠다. 딸이 학교에서 98점을 받아  오면 “나머지 2점은 어떻게 된 거야?” 라고 했다. 그녀는 말했다. “나는 유년기에 2점을 채우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한데 그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녀의 할아버지였다. 레멘은 금요일마다 학교가 끝나고 할아버지댁에 가서 차를 마시며 학교생활, 고민 등을 털어놓았다.

레멘이 한 주 동안 가장 기다린 건 할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이었다.

“할아버지는 내 머리에 손을 올리곤 내가 할아버지의 손녀인 것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렸어요.  내가 노력한 걸 구체적으로 언급했죠.

가령 어떤 실수를 했으면 내가 실수한 사실을 그대로 말하는 정직한 아이라고 했고, 내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으면 내가 노력한 바를 칭찬했어요.

나를 축복하며 신에게 나를 지켜 달라고 부탁하셨죠. 할아버지와 보낸 금요일 저녁은 내가 안심하고 쉴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었어요.”

가장 슬픈 일은 일곱 살 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일이었다.  할아버지가 없는 세상을 견디는 일은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기하게도 할아버지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법을 습득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일단 축복을 받았으면, 영원히 축복받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레멘은 언젠가 어머니에게 할아버지의 축복 기도가 그녀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털어놓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슬픈 눈으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평생 날마다 너를 위해 축복 기도를 했단다. 하지만 그 기도를 내뱉는 지혜가 없었구나.”

-월간/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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