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와 들깨/  신민수

참깨와 들깨/ 신민수


[참깨와 들깨/ 신민수]

생전에 향이 없어도
죽어서 고소한 향내를 풍기는
그댈 우리는 참지름이라 한다

그늘이나 자갈밭에서도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잎사귀에서부터 진한 향내를 내는
그댈 우리는 들지름이라 한다

살아온 길은 달라도
그대는 명품가문의 형제라서
더 고풍스런 식탁의 황제

참깨는 땅과 하늘이 키우지만
참지름은 사람이 짜내는 것

아가 깻묵이 되지말고
찬장에 참지름이 되그라이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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