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은 무겁지만 사랑에는 무게가 없다.

짐은 무겁지만 사랑에는 무게가 없다.


짐은 무겁지만 사랑에는 무게가 없다.

어느날 수행자가 고산준령의 수도처를 찾아 짐을 지고 가고 있었다. 갈길은 먼데 산길은 아주 험했고 가팔랐다. 비록 짐은 작았지만 발걸음을 내딛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찼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걸었지만 여전히 목적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눈 앞에 열 살 남짓한 여자아이가 통통한 아기를 업은 채 걸어오는 게 보였다. 여자아이는 숨을 헐떡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온 몸이 땀 범벅이 된 채로 아기를 업은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수행자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얘야 정말 고생이 많구나. 무겁지 않니?”
여자아이가 대뜸 화를 내며 말했다.
“아저씨가 등에 메고 있는 짐은 무겁겠지만, 저는 하나도 무겁지 않아요. 제 동생인걸요.”

그렇다. 무게를 재보면 여자아이의 동생이나 수행자의 짐이나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여자아이의 동생은 무겁지 않지만 수행자의 짐은 무겁다. 여자아이에게 동생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무한한 관심과 세심한 보살핌을 필요로 하지만, 무게가 없고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족과 친구에 대한 부담감은 애정결핍에서 오는게 아닐까?

작가 린칭쉬엔은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랑과 아름다움은 인생의 무게를 줄여줍니다. 길 가는 길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상대를 껴안아 들어올려 보세요. 그리고 50kg짜리 바위를 들어보세요. 둘 중 무엇이 더 무겁게 느껴질까요? 바위가 사람보다 몇 배는 더 무겁게 느껴질 겁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바위는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죠. 이처럼 바위는 그 자체의 무게로 느껴지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제는 봇짐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로 채워야 한다. 그랬을 때 좀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보따리 속의 행복은 무게가 없기에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 사랑을 맡았다는 것은 행운이다.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마다 인생의 보따리 속에 있는 기쁨과 행복을 느껴보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게.

– 멈추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돌아봐야 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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