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하루는

지나간 하루는


[지나간 하루는]

세월의 고단함을 못 이겨
무던히도 스러지는가
몇 자 적는다는 게 쪽잠에 들었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고
가슴 한구석에 멍울 도리만
어설피 한 곳에 머물겠는가
멈춘다는 것은 사멸인 것

지난해 핀 꽃잎은 새봄에
다시 온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꽃잎은 아니며

한번 떠나간 옛 임은
닮은 듯하나 그 꽃잎이 아니듯
그리던 옛 임은 아니었다

뚝뚝 낙엽 되어 떨구진
지나온 자취는 아련한 추억
그리움으로 가슴 시리 오다
그것으로 충분해야 하는 것

삶이란 어제를 딛고 오늘을 사는 것
즐거이 머물면 그뿐인 것을
무엇을 애단다 할 것인가

어둑한 하늘 녘 은하수 나루
별빛이 사선으로 떨지는 것은
새벽을 예시하는 것
오늘을 사는 것이다

지나온 시리온 겨우살이는
새봄을 향한 불멸의 정염 결정체
어렵사리 이어진 삶의 희망 꽃이어라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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