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 일어나는 힘
에린 그루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시의 윌슨 고등학교에 초임 교사로 부임했다. 대학 졸업 후 LA 폭동을 보고서 빈민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교사로 지원하였다.
그러나 수업 첫 시간부터 예상밖의 일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풋내기 백인 여선생이 얼마나 버틸지 바라보는 것 같았다.
학생들은 갱단, 마약, 성폭행이 생활화된 빈민가에서 살았고 재판을 받고 보호 관찰중이거나 소년원에 갔다 온 아이가 여럿이 있었다. 수업 중에 총소리가 나서 대피 소동이 벌어질 정도였다.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거의 생각할 수도 없었고, 자신이 열여섯 살까지 살아남을 수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아무런 빛도 없는 절망의 삶 그 자체였다.
변화의 계기는 우연히 왔다. 교실에서 한 소년을 놀리는 그림을 그려 돌려 보며 킥킥거리는 아이들을 보고 에린은 남을 존중해야 자신도 존중받는다며 이런 행동은 유대인 홀로코스트 같은 것이라고 말하였다.
아이들은 홀로코스트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사실에 놀란 에린은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유대인이 어떻게 죽어 갔는지 보여 주고, 부근에서 유대인 수용소 생존자를 찾아내 아이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게 하였다.
아이들은 자기들보다 더 모욕받으며 끔찍하게 죽어 간 사람들과 이를 이겨 내고 살아온 사람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에린은 아이들에게 ‘안네의 일기’를 사서 나누어 주었다.안네 프랑크는 열 세살때부터 이 년간 건물 속에 숨어 살다 나치에게 발각되어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는데, 아이들은 처음으로 책을 읽으면서 같은 또래였던 안네의 절망과 희망, 고통과 용기에 눈물을 흘렸다.
에린은 일기장도 나누어 주고 안네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라고 하였다. 에린은 종업원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적지 않은 비용을 충당했다. 아이들의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다.
“학교를 꼭 졸업하겠다.” 나는 환경에지지 않겠다. 나는 강하다! 생에 처음 나는 내가 빈민가에 살고, 피부색이 갈색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린은 안네 프랑크를 숨겨준 사람이 네덜란드에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들이 쓴 글을 보내어 답장을 받았다. 아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하여 여행 경비를 모아 마침내 그녀를 초대하였다.
백발의 할머니가 된 그녀는 안네 프랑크를 숨겨 주고 도와준 일, 이를 들켜서 자신이 잡혀가다 도망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한 소년이 “당신은 저의 영웅입니다.” 라고 말하자 그녀는 아이들의 글을 모두 읽었다고 하면서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비서, 주부, 청소년이라고 해도 각자의 작은 길에서 등을 켤 수 있어요. 깜깜한 밤이라해도요.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싸우고 있는 여러분이 영웅입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의욕을 갖기 시작했다. 가출하였던 아이는 홀어머니와 화해하여 집으로 돌2아가고, 총을 갖고 다니던 아이는 이를 하수구에 버렸다.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무고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리는 것을 보고도 거짓말을 하였던 소녀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진범을 밝혔다. 무언가가 진실을 말하도록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에린은 학생들의 일기를 모아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Freedom Writers Diary’ 라는 책을 발간하였다.
같이 지낸 150명의 아이 대부분이 학교를 졸업하였고, 상당수가 명문대를 포함하여 대학에 진학했다.
무엇이 아이들을 절망에서 일으켰을까? 아이들의 외적 환경의 바뀐 것은 아무것도없다. 여전히 빈민가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달라진 것은 오직 ‘자신과 세상에 대한생각’ 뿐이다. 자신이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어떤 처지에서도 존중받는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깨달음.
이 깨달음은 에린의 헌신과 사랑, 참된 가치를 가르쳐 준 사람들과 책에서 온 것이다. 외적 조건은 본질적 장애가 아니다.
자기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절망에서자신을 일어나게 하는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은 누구나 마음속에 갖고 있다.
-월간 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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