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도착한 어떤 메일 : 비긴즈

잘못 도착한 어떤 메일 : 비긴즈


[잘못 도착한 어떤 메일 : 비긴즈]

20년 전 일입니다. 당시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서로의 직장이 너무 먼 나머지 결혼 초부터 떨어져 살아야 했습니다.

어느 여름 날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서로의 회사에서 두 사람의 장기출장 날짜가 겹쳐졌습니다. 두 사람은 잘 됐다 싶어 중간 도시에서 서로 만나 애틋한 하룻밤을 함께 지내자고 약속했습니다.

남편이 약속한 도시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그 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한여름의 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렸지만 그래도 그는 도착하자마자 근사한 저녁식사를 할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함께 지낼 호텔을 예약하고 둘이 아침산책을 함께 할 공원을 물색했습니다.

당시는 핸드폰이 없던 시절입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남편이 아내에게 인터넷 메일을 보냈던 거지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나 들뜬 나머지 메일주소를 잘못 입력해 버리는 바람에 그 편지는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 메일을 받은 사람은 하필이면 그 날,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슬픈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어느 미망인이었습니다.

이 불쌍한 미망인이 그 메일을 보고는 그만 기절해버렸습니다. 미망인의 딸이 옆에 있다가 황급하게 그 메일 내용을 읽어봤습니다. 거기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여보,난 여기 무사히 잘 도착했소. 나는 여기 도착하자마자 당신을 맞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오. 당신이 어서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오. 빨리 와 주시오.”

그리고 거기는 추신이 있었습니다.

추신:
.

.

“여긴 몹시 뜨겁소.”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