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알았더라면 / 허윤종

일찍 알았더라면 / 허윤종


[일찍 알았더라면 / 허윤종]

세월은 소리 없이 황혼의 뒤안길을 비춥니다
불같이 화를 내던 일이
채 열흘도 가기전에 잊혀진다는 걸 왜 몰랐을까요
그 사람 가슴에 심어준 상처가
후회로 다가온다는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이 미워지고 괴로워하던 순간들이
바로 삶이었다는 걸 이제 조금씩 알아갑니다
곁에 남아주는 사람은
그 많던 이들 모두가 아니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아갑니다
둘러가는 길도 있고 쉬어가는 길도 있는데
내가 보지 못한 길은 아예 없는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저녁이 오면 해는 달에게 자리를 내어주듯
청춘의 힘도 영원할 수 없어 많은 걸 포기해야만 합니다
예쁜 꽃들이 꽃잎을 미련없이 떨구는 이유도 깨닫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살아온 날들이 이리 가슴 먹먹하진 않을 텐데요
부족하나마 마음으로 나누던 것들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 좋은 글 더보기 : iusan.com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