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가지 번뇌
먼 옛날 많은 사람이 존경하는 고승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수행해 인격이 훌륭한 인물입니다.
그 고승 밑으로 수많은 제자가 모여들었습니다. 제자들 눈에 그 고승은 번뇌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윽고 세월이 흘러 고승이 세상을 떠날 날이 찾아왔습니다. 저세상으로 떠나려 하는 고승의 머리맡에 수많은 제자가 모였습니다.
‘스승님은 마지막 순간에 과연 어떤 말씀을 남기실까?’, ‘스승님의 마지막 말씀을 가슴에 품고 수행에 힘쓰자.’ 모두 스승의 마지막 말을 기다렸습니다. 틀림없이 훌륭한, 후세에 남을 멋진 말씀을 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고승이 눈을 감는 그 순간,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고 싶지 않구나.”
그렇게 오랜 세월 수행한 승려조차 좀 더 살고 싶다는 번뇌를 떨쳐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인간은 그런 동물입니다.
-마스노 슌묘 ‘9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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