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끈
어느 해에
산사에 찾아가 머물 때였는데
어디선가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다.
가위를 찾아
포장된 끈을 자르려고 할 때
스님이 말씀하셨다.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겁니다.”
포장 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나는 짜증이 났다.
가위로 자르면 편할 걸
별걸 다 나무라신다고 속으로 구시렁거렸지만,
나는 끙끙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다.
다 풀고 나자 스님 말씀..
“잘라버렸으면 쓰레기가 됐을 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써먹을수 있겠지요?”
천진하게 웃으시더니 덧붙이셨다.
“잘라내기보다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인연처럼!”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혹시나 당신께서도
얼키고 설킨 삶의 매듭들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하나, 하나씩 풀어가세요.
이 세상은
혼자 살아 가는 것이 아니고
인연과 연분 속에서 더불어
사는 것이니까요.
자칫 소홀로
연이 끊겨 나중에 가서야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실
살면서 저도 많은 매듭을 짓고 살아왔지요.
이 사람, 저 사람 내 맘에 안 든다고
가위를 찾아
수도 없이 싹뚝싹뚝 잘라버렸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풀고 가야지,
다짐해보는 오늘입니다!
왜냐 하면,
우리는 동 시대를 함께 걸어가는 동지이니까요.
사랑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좋은글 희망한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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